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세종도서(학술부분) 우수도서 선정

왜란과 호란을 겪은 뒤에 책임을 지고 물러서야 할 상층 집단이 도리어 입지를 강화하면서 권력을 유지하고 이익의 기반을 확보하게 된 17세기 전반 이후의 정치․사회의 변동을 설명하는 잣대와 방법은 많은 궁금증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왜란과 호란의 영향이라고만 설명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광해군과 그때의 신하들이 나쁜 일을 서슴지 않았지만 인조가 광해군을 몰아낸 일이 나라를 위한 일인지 개인이나 집단을 위한 일인지 여전히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인조 임금과 그때의 신하들이 한 일이 그렇게 돋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러한 정치·사회의 변동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시가사의 추이는 더욱 궁금하기도 하다.
『선조실록』, 『광해군일기』, 『인조실록』을 읽으면서 나라의 운명과 집단이나 개인의 이익이 부딪치는 부분에서 치열하게 갈등을 일으키는 대목을 정밀하게 찾아내고, 각 개인의 문집을 정독하면서 개인의 행적과 내면의 추이를 견주면서 읽어내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17세기 전반이나 그 이후의 정치·사회 변동이나 시가사의 추이를 성글게나마 짚어낼 수 있을 것이다.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고 크게 Ⅱ,Ⅲ,Ⅳ의 3부로 구성하였는데, Ⅱ.17세기 이전 문화의 지속 노력과 17세기 전반의 변화, Ⅲ.정치․사회 변동과 시가 향유층의 성격, Ⅳ.17세기 전반 시가 향유의 양상과 그 의미가 그것이다. Ⅱ부 17세기 이전 문화의 지속 노력과 17세기 전반의 변화에서는 16세기의 전통이 어떻게 지속되며 변화의 모습을 보이는지 점검한 것인데, 1.감찰계의 지속과 <상대별곡>의 반향, 2.전승 노래의 수습과 속편과 대응편의 구성, 3.한강 선유와 삼각산 유산의 풍류, 4.사부와 동당에 대한 예우와 시가의 대응 양상 등을 살폈다. Ⅲ부 정치·사회 변동과 시가 향유층의 성격은 담당층의 성격과 새로운 담당층의 부상을 주목한 것인데, 1.중앙 기반 세력의 연회 전통과 시가 향유, 2.정치 참여와 부침에 대한 반응과 그 이면, 3.무반의 위상 변화와 시가 향유, 4.사행역관의 위상과 가객으로의 전환, 5.가기와 악공의 계보와 레퍼토리의 전승 등을 검토하였다. Ⅳ부 17세기 전반 시가 향유의 양상과 그 의미는 실제 17세기 전반 시가 향유의 구체적 실상을 정리한 것으로, 1.서로의 풍류와 노래의 전파, 2.노래 문화의 전통과 레퍼토리의 확산, 3.애정과 풍류의 주제에 대한 주목, 4.기상의 저상에 대한 경계와 상시․우국의 태도, 5.풍류의 지역 안배와 속편 가사의 성격 등을 다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