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시조성 연구

제목 없이 합철된 연시조와 탈착형 연시조

이 책 『연시조성 연구(連時調性 硏究): 제목 없이 합철된 연시조와 탈착형 연시조』는, 연시조를 연시조이게 하는 결속, 종결, 구조, 주제 등의 연시조성을 좀더 논리적으로 분석적으로 연구하는 방법을 통하여, 연시조의 연구가 당면한 두 문제, 즉 제목 없이 합철된 연시조와 탈착형 연시조를 찾아내고 해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썼다.
이 책에서 정리한 결속, 종결, 구조, 주제 등의 연시조성을 통하여 제목 없이 합철된 연시조와 탈착형 연시조 20편을 찾아내서 해석한 점은, 이 자체만으로도 필자의 즐거움이다. 게다가 이 글에는 주목할 만한 세 가지의 사실도 포함되어 있다. 하나는 연시조를 연시조이게 하는 연시조성의 요소로, 기왕의 연구들이 모두 인정하고 있는 구조와 주제 외에, 연시조의 표현에서 결속과 종결을 정리하였다는 사실이다. 이 연시조를 연시조이게 하는 결속, 종결, 구조, 주제 등의 연시조성은 연시조가 무엇인가를 말해주면서, 연시조를 가장 기본적인 측면에서 연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로 보면, 이 결속, 종결, 구조, 주제 등의 연시조성은 연시조의 문학성 연구와 창작에서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다른 하나는 제목 없이 합철된 연시조 10편(신흠의 2편, 이간의 2편, 안서우의 2편, 김천택의 2편, 김성기의 1편, 김유기의 1편)을 찾아서 그 연시조성을 연구하였다는 사실이다. 이 새로 정리한 연시조의 작품들과 작가들은, 조선조 연시조의 자료를 풍부하게 하면서, 조선조 연시조의 실상을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마지막 하나는 탈착형 연시조를 통하여 연시조를 향유하는 방법의 일면을 정리하였다는 사실이다. 탈착형 연시조는 연시조의 일부를 떼어서 향유하기도 하고 붙여서 향유하기도 한다. 이 때 떼어낸 부분들은 거의가 파격 구조이고, 붙여서 보면 거의가 정격 구조이다. 그리고 작품의 전반부에서 떼어낸 부분들은 거의가 개방 형식이고, 작품의 후반부에서 떼어낸 부분들과 작품 전체는 거의가 폐쇄 형식이다. 이 파격 구조와 정격 구조, 개방 형식과 폐쇄 형식 등을 연시조 한 작품으로 향유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물론 이 탈착형으로 작품을 향유하는 방법은 <용비어천가>, 판소리, 어부가 등에서도 발견된다. 이렇게 주목되는 세 가지 사실들과, 연시조와 어부가 22편의 결속, 종결, 구조, 주제 등의 연시조성과 어부가성을 정리한 점, 그리고 이 책으로 나손(羅孫) 선생님과의 학문적 약속을 이행하게 된 점 등은, 필자가 이 책을 내면서 즐거워하는 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