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문화 35]

훈민정음 음성학

이비인후과 전문의 눈으로 본 훈민정음 제자해

소리다움의 문자, 훈민정음의 <소리과학>을 다시 새겨보기

훈민정음은 문자과학이지만 그 바탕은 소리과학이다. 문자 명칭을 왜 ‘훈민정자, 훈민정문’과 같이 하지 않고, ‘-음’으로 했을까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지만, 해례본을 꼼꼼하게 읽어본 이라면 그런 의문은 절로 해소된다. 한자는 위대한 문자이지만 소리를 소리답게 적을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세종대왕은 철저한 소리 연구를 통해 소리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마치 음표와 같은 문자를 만든 것이다. 이러한 훈민정음의 소리과학에 대해 주목한 이가 외솔 최현배 선생이었다. 1942년에 간행된 외솔의 『한글갈』은 1940년에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 전문을 싣고 해례본(간송본)이 원본임을 입증한 최초의 단행본이었다.

그의 손자인 저자는 이비인후과 의사로 30년간 구강과 인두 후두를 들여다보면서 전문 기기를 통해 과학적으로 음성학을 연구해왔다. 인문학자들은 소리과학을 온전하게 밝혀낼 수 없는 과학적인 부분을, 천지인 발성연구소를 이끄는 저자는 해당 분야 과학자로서, 의사로서 객관적으로 밝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