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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할 공자 버릴 공자 _ AI 시대 공자를 읽는다
저자 : 허경회 지음
ISBN : 979-11-6587-536-7
발행일 : 2023-09-20
정가 : 20,000
쪽수 : 352

취할 공자 버릴 공자

AI 시대 공자를 읽는다

 

 

 


AI 시대, 왜 새삼 공자인가, 왜 공자 읽기인가?

 

한국 정치는 우리를 너무도 힘들게 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진영 싸움판 막장으로 몰아넣고 있다. 좌나 우나 20세기 철 지난 옛 담론을 사납게 강변하고, 흘러간 옛 노래를 목청껏 부르며 젊은 세대의 앞길을 막고 있다. 산업화에, 민주화에 완성은 없다. 우리의 근대화 여정은 소위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멋대로 갈라치고 각기 상대의 공을 비하하거나 혹은 강샘하며 뻔뻔스럽게 전유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름난 인사 몇몇이 아니라 이름 없는 우리 기성세대 모두의 피와 땀으로 이룬 것이고 이제는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다. 더 이상 미래 세대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인공 지능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신인류이고 그 1세대이다. 다른 건 몰라도 그들이 살아갈 문명이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문명과 차원이 다른 문명일 것이라는 것은 안다. 그리고 문명이 다르면 인간도 다른 존재라는 것도 안다. 지금 젊은 세대 그리고 그들의 자손들은 인공 지능과 함께,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방식과 다른 방식,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격과 다른 격으로 살아갈 터이다.

그들이 새로운 생활 양식, 새로운 존재의 격을 찾아갈 때 혹 공자의 ‘군자학’이 참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공자가 꿈꾸었던 ‘군자’가 미래에는 ‘현실’이 되는 것 아닐까. 이제부터 장차, 우리 인간은 진짜 ‘군자’로 살아야 비로소 사람으로 살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래야 계속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꿀 수 있는 것 아닐까. 아니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 아닐까. 이 책은 그런 문제의식에서 공자를 읽고 ‘군자’를 드러낸 책이다.

 

 

이 책은 새롭다.

 

저자는 공자를, 《논어》를 새롭게 읽는다. 지평이 새롭다. 《논어》는 대부분 인문의 지평에서 읽지만, 저자는 인문 사회의 지평에서 읽어 냈다. 춘추 전국의 난세에 경세제민의 학으로 나온 것이니 공자의 ‘군자학’은 인문의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의 시각에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 철학자다운 시도이다.

 

 

공자와 역사를 보는 시각이 주체적이다.

 

중국 고전을 접할 때, 우리 스스로를 중국 중원에 사는 중화인인 줄 착각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아니 많이 그렇다. 조선 시대 선비들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그러지 않았나 싶다.

저자는 그러한 읽기가 공자의 가르침과 거리가 멀다고 본다. 공자는 군자에게 근사近思할 것을 말했고 그로써 공자는 ‘나의 눈’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중화에 동화된 조선 선비의 시각을 비판한다. 나아가 존재 구속성을 감안하면서도 시공을 넘나들며 무수한 공자 이후 인물들에게 공자의 잣대를 들이대며 ‘나의 눈’으로 군자와 소인들을 분류한다.

 

 

이 책은 용감하다.

 

《논어》는 함축이 큰 글들을 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두루뭉술한 해설이 달리는 경우가 많다. 생각할 수 있는 여러 개 가운데 어느 하나를 특정하게 되면 오독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위험을 감수한다. 무릇 해석이라 함은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 수 있어야 비로소 해석한 것이라고 본다. 자신의 무오류를 주장해서가 아니다. 자신의 해석이 오류이면 의당 비판받을 것이고 그 비판이 옳으면 진리에 보다 다가간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해석하며 적용한다.

 

 

p.20 본문 중에서

《논어》는 어떤 책인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군자의 소통’이다. ‘군자’란? 사람다운 사람이 ‘된 사람’이다. 《논어》는 그런 사람의 소통학이다. ‘군자’, ‘된 사람’의 내면적 및 사회적 소통을 드러내 보여 준다. 《논어》를 장별, 말씀별 순서에 따라 옮기고 해설한 책은 많다. 이 책은 아니다. 기존의 순서를 해체하고 공자가 생애 주기별로 낸 메시지에 따라 재구성한다. ‘군자’, ‘된 사람’의 소통이 어떤 것인지를 해석한다. 《논어》는 죽은 도덕ㆍ종교 교리책이 아니다. 《논어》는 살아 있다. 살아서 오늘, 소통이 천박한 우리에게 천둥이 내는 울림을 준다. 하늘 아래 무결점의 완벽한 존재는 없다. ‘스승’ 공자가 크게 열었던 소통의 길을 좇아가 본다. ‘꼰대’ 공자가 미처 내지 못했던 소통의 문을 두드려 본다.

 

p.34 본문 중에서

이게 나라냐고들 한다.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이냐고들 한다. 우리 모두 ‘사람 사는 세상’에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정치가 그런 세상을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 약속한단다. 그래, 정말 단 하루라도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런데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는 걸까. 어제, 오늘에 갑자기 일어난 고민이 아니다. 이미 2천 5백 년 전 살다 간 공자의 문제의식이 그것이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려면? 세상사 모든 것은 사람에 달려 있는 것이었다. 사람 사는 세상은 다른 누구 아닌 사람다운 사람이 ‘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 공자는 나이 열다섯에 그런 ‘된 사람’의 길을 밝히는 학문, ‘군자학’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세웠다. 그것은 예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학문’이었다.

 

p.44 본문 중에서

세상은 사람이 만든다. 사람 사는 세상은 사람다운 사람이 ‘된 사람’이 만든다. 그런 ‘된 사람’, ‘군자’는 하늘이 내려 주는가. 본디 ‘군자’가 될 그릇이 따로 있는 것인가. 아니다. 공자에 따르면 타고난 본성이 사람을 만들지 않는다. 태어나 익힌 습성이 사람을 서로 다르게 만든다. 사람은 자기가 익힌 습성으로 자기 자신과 또한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관계를 맺는다. 그렇게 습성-소통-관계 속에 존재한다. 《논어》는 ‘군자’의 길을 밝힌 책이다. 길은 수신 연후 제가, 치국, 평천하로 이어진다. 공자의 ‘군자학’은 그 길에 요구되는 지적, 내면적, 사회적 차원의 습성과 소통 및 그로써 이루어가게 되는 관계를 두루 밝힌 ‘종합’ 윤리학이다.

 

들기. 감히 공자를 평한다

제1장. 세상은 사람이 만든다

제2장. 사람은 나지 않고 된다

제3장. 된 사람은 소통에 진심이다

제4장. 절실히 묻는다

제5장. 생각을 가까이, 바르게 한다

제6장. 교감하고 공명한다

제7장. 길이 막히면 만들어서 간다

제8장. 더불어 조화롭되 같지 않다

제9장. 부끄러움을 안다

제10장. 스스로 잘못을 고친다

제11장. 완벽은 아직 멀고 멀다

맺기. 공자를 대신해 꿈꾼다

 

저자 허경회許卿會

 

인문 사회 과학 분야 연구자이자 작가이다.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7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1995년 프랑스 파리10대학교에서 경제 철학 논문 《칸트, 콩트, 마르크스의 정치 경제학 비판 Kant, Comte et Marx, Critiques de l’économie politique》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한국 교육의 새로운 선택》(공저, 1992), 《새로운 밀레니엄은 없다》(1999), 《허경회의 세상 읽기》(2003), 《빈곤 대물림 방지를 위한 복지 정책》(2010), 《그들이 아닌 우리를 위한 복지: 21세기 한국 사회의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공저, 2011), 《나는 누구인가요》(2015), 《우리는 누구인가요》(2015), 평전 《권진규》(2022) 등을 냈고, 역서로 어린이 철학 동화 《멋져 보이고 싶은 늑대》, 《저 혼자 최고 잘난 늑대》, 《들러리가 된 공주의 용》, 《대스타가 된 공주의 용》(이상 2012), 《사랑을 찾아 헤맨 늑대》(2013), 《맨발이 싫증이 난 늑대》(2013), 《크리스마스가 싫은 늑대》(2014)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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