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의 혼
혼을 잃은 민족은 이미 죽은 민족이다
○ 삼일운동, 상해임시정부, 의열투쟁, 무장투쟁, 아나키스트 활동을 모두 다룬 종합독립운동사 형태로 구성하였다. 특히 숨겨진 항일 활동을 밝히고, 왜곡된 사항을 바로잡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 신흥무관학교의 태동 과정부터 교육 훈련 그리고 폐교의 원인과 상황을 모두 다루었다.
○ 갑신정변 주역들 대부분이 친일주구로 전락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 독립지사들의 궁핍한 생활과 고초를 가감 없이 기술했다.
○ 지옥과 다름없는 일제강점기 형무소 내의 환경과 수감자들의 고초를 생생하게 파헤쳤다.
혼을 잃은 민족은 이미 죽은 민족이다
518년을 이어온 조선의 사직이 무너질 때 이완용과 송병준 등 망국배들은 침략자의 뜻에 맞추어 충성 경쟁을 벌이며, 나라를 망치는 데 앞장섰다. 반면에 뜻이 굳고 기개가 살아있는 지사들은 침략자를 향하여 목숨을 걸고 저항하는데, 이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전 재산을 팔아 의병을 일으켜 침략자에 대항한 인물들로 구미의 허위, 춘천의 류인석, 문경의 이강년이 대표적이다. 다음은 자정순국의 길을 택한 사람들로, 구례의 황현, 안동의 이만도, 판돈녕부사를 지낸 김석진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자신은 물론, 온 가족을 대동하고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처절하게 투쟁한 독립투사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회영 6형제는 나라가 패망하자 전 재산을 처분하고 60여 명에 이르는 형제들 가족 모두가 만주로의 망명을 단행하여, 그곳에서 독립군 양성을 위한 신흥무관학교를 세웠다.
경술국치 후 독립전선에 뛰어들었던 사람들은 빼앗긴 조국을 되찾고자,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목숨을 초개같이 내던졌고, 전 재산을 아낌없이 바쳤다. 그러나 이토록 피나는 투쟁을 벌였던 독립지사들은 해방 조국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음은 물론, 그 후손들은 지금도 삶에 허덕이고 있다. 반면에 정부의 각 요직에는 일제강점기 내내 그들의 주구(走狗)가 되어 온갖 부귀영화를 누렸던 부일(附日) 협력배와 그 후손들이 앉게 되었으니, 이러고서도 우리가 반만년 역사의 혼(魂)을 지닌 민족이라고 자부할 수 있겠는가!
한때의 국력이 쇠약해지는 것은 오랜 역사 속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약해지는 국력보다 훨씬 더 경계해야 할 일은 우리의 ‘혼’을 잃는 일이다. 쇠약해진 국력은 언젠가는 회복이 가능하지만 혼을 잃게 된다면, 그 민족은 이미 죽은 민족이기 때문이다.
저자 유근표柳根杓
서울성곽이 일제강점기에 훼철되어 수풀 속에 방치되어있는 현실에 충격을 받고 2000년 초부터 6년에 걸쳐 답사한 끝에 ‘서울성곽 탐방안내도’를 완성, 2006년 2월 언론에 발표하여 국민들에게 서울성곽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그 후 문화재 관련 단체를 비롯하여 곳곳에서 서울성곽 안내와 독립운동사를 중심으로 역사를 강의했다. 현재는 독립운동사 연구와 역사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인조 1636』, 『서울성곽 육백년』, 『성곽답사와 국토기행』, 『이야기 수동사』, 『이강산 이조국』 등이 있다. 이 밖에 논저로는 「독립군 최고의 무장 홍범도」, 「의사 강우규」, 「임시정부와 김구」, 「대한광복회 총사령 박상진」,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김원봉과 의열단」, 「석주 이상룡」, 「백범일지의 허와 실」, 「항일의 성지 안동」, 「조선왕조의 왕위에 오르지 못한 세자들」, 「조선의 3대 혼군」, 「고려와 조선왕들의 수명」, 「소현세자의 비극」, 「남한산성과 병자호란」, 「북한산성」, 「서울성곽의 어제와 오늘」, 「고개 이야기」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