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근대화를 거치면서 사라져간 극동 토착종족의 문화를 되살리고 이를 토대로 이들의 문화원형, 문화정체성 규명을 위해 ‘극동혼종문화론’을 제기하고 있다. 극동 토착종족의 우주관은 종교적 관념이기 이전에 사회의 조직 원리, 인간, 우주, 지구의 관계, 세계관에 관한 지침을 주는 이들 최초의 철학, 윤리, 미학이었다. 극동 토착종족의 우주관에서 우주만물은 지구와 우주공동체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 너희, 그들의 관계는 주체와 객체,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이 만들어가는 조화와 공존의 관계이다. 따라서 극동 토착종족의 우주관은 ‘생태 위험사회’에 살고 있는 현대 인류에게 필요한 생태적 세계관의 철학적 사유, 인간과 지구의 관계 회복을 위한 생태적 환경 윤리 정립을 위한 열쇠이다. 

서론에서는 ‘극동혼종문화론’ 설정 이유를 근대화를 거치면서 사라져간 토착문화를 되살리고 이를 토대로 이들의 문화원형, 문화정체성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또 우주관은 극동 토착종족 최초의 철학, 윤리, 미학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들에게 우주관은 우주의 구조와 자연생태계의 연쇄사슬 속에서 인간의 위치, 인간과 주변 세계의 상호관계를 규정하는 체계적, 합리적 관념이자 우주와 인간에 대한 가치 평가적 관념이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생태 위험사회’를 살고 있는 인류에게 생태문명과 생태적 세계관으로 전환할 수 있는 대안적 모델로 극동 토착종족의 우주관을 제시하고 있다. 

I부에서는 극동 토착종족에 속하는 알타이계 퉁구스파 북부 그룹의 네기달족, 에벤족, 에벤키족, 남부 그룹의 나나이족, 오로치족, 오로크족, 우데게족, 울치족, 고아시아계 닙흐족, 계통이 불분명한 타즈족의 계통, 현황, 러시아에 알려진 시점 및 이후의 연구현황 등에 대해 개괄하고 있다. 

II부 1장 우주의 형상에서는 극동 토착종족의 우주신화와 신석기시대로 추정되는 암벽화를 통해 우주알(卵), 우주뱀, 우주사슴, 가지가 많은 뿔을 가진 사슴의 기원, 특징, 역할을 살펴보고 있다. 2장 우주의 구조에서는 우주가 상계(上界), 중계(中界), 하계(下界)의 구조라는 삼단세계관의 기원 및 각 세계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3장 우주의 중심축에서는 우주목(宇宙木), 우주강(宇宙江), 우주산(宇宙山)의 기원, 특징, 역할을, 4장에서는 종족별 우주관의 특징을, 5장에서는 우주관에 근거하여 종족 간 교류, 접촉 및 분화 양상을 살펴보고 있다. 

III부 총론에서는 극동 토착종족 우주관의 특징, 이들 우주관의 세 가지 기본 개념인 우주의 형상, 우주의 구조, 우주의 중심축 관념, 우주관에 나타난 토테미즘, 샤머니즘, 기독교의 요소와 문화상징으로서 숫자 상징성과 여성상징성을 살펴보고 있다.